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고갯길, 네팔 에베레스트
지금부터 살펴보면?



히말라야의 고갯길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에베레스트 정상이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진짜 두려운 곳은 정상만이 아닙니다.
해발 5,000m를 훌쩍 넘는 고갯길을 직접 걸어서 넘어야 하는 곳, 바로 네팔 에베레스트 지역의 ‘세 고개 트레킹(Everest Three Passes Trek)’입니다.
이 길에는 렌조 라(Renjo La), 촐라(Cho La), 콩마 라(Kongma La)라는 세 개의 거대한 고갯길이 있습니다. 각각 약 5,360m, 5,420m, 5,535m에 이르며, 특히 콩마 라는 세 곳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1. 왜 이 길이 위험할까?
이곳의 가장 큰 위험은 절벽이나 가파른 바위만이 아닙니다.
고도 자체가 인간의 몸을 위협합니다.
5,000m가 넘는 곳에서는 평지와 비교해 산소가 크게 부족합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산병이 심해지면 단순한 피로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체력이 좋다는 것만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천천히 올라가고 충분히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가장 높은 고개, 콩마 라



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콩마 라(Kongma La)입니다.
해발 약 5,535m.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보다 훨씬 거친 길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대표적인 고갯길입니다.
콩마 라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높이만이 아닙니다.
바위와 자갈이 뒤섞인 거친 지형을 지나야 하고, 날씨가 급격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는 바람이 강해지고 기온도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한 번 고개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많은 트레커들은 콩마 라를 세 고개 가운데 가장 힘든 고개로 평가합니다. 높은 고도와 긴 오르막, 거친 지형과 고립성이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입니다.
3. 얼음 위를 걸어야 하는 촐라



두 번째 공포의 고갯길은 촐라(Cho La)입니다.
해발 약 5,420m.
콩마 라보다 조금 낮지만 오히려 기술적으로 더 까다로운 고개라고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얼음 때문입니다.
촐라 정상 부근에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구간이 있어 계절과 당시 상태에 따라 아이젠 같은 장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눈과 얼음이 깔린 산길.
한쪽에는 거대한 빙하와 계곡.
앞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설산.
그리고 해발 5,000m가 넘는 곳에서 숨을 제대로 쉬기도 어려운 상황.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잘못 디디지 않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촐라는 단순한 ‘산책길’이 아닙니다.
고산 트레킹과 빙하지형을 동시에 경험하는 길입니다.
4. 마지막 관문, 렌조 라



세 번째 고개는 렌조 라(Renjo La)입니다.
해발 약 5,360m로 세 고개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하지만 절대 쉬운 길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선 여정에서 이미 몸이 지쳐 있기 때문에 마지막 고개가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렌조 라를 넘으면 아름다운 고쿄 계곡과 호수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힘든 고개를 넘은 뒤 눈앞에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풍경은 그동안의 고통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입니다.
5.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표현, 정확할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고갯길’이라는 표현은 공식적인 순위가 아닙니다.
에베레스트 지역의 세 고개가 세계에서 객관적으로 가장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고산 트레킹 코스 가운데 하나라고 표현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고개가 모두 5,300m를 넘고, 고산병·저체온증·강풍·눈과 얼음·거친 지형·급격한 기상 변화 등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6.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이 길을 걷는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이 길을 찾습니다.
평범한 여행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무겁고,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앞으로 몇 시간 동안 계속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해집니다.
그 순간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왜 여기까지 왔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걷습니다.
또 한 걸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말수가 줄어듭니다.
마침내 고개 정상에 도착합니다.
해발 5,000m가 넘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자신이 지나온 길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입니다.
그때 깨닫게 됩니다.
힘든 것은 산이 아니라, 산을 오르며 계속 포기하고 싶어지는 자신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7. 에베레스트의 진짜 매력
세 고개 트레킹의 매력은 에베레스트 정상만 보는 데 있지 않습니다.
고쿄의 푸른 빙하호수,
거대한 쿰부 빙하,
눈으로 뒤덮인 로체와 눕체,
멀리 솟아 있는 에베레스트,
그리고 셰르파 마을을 지나가는 작은 산길.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이어집니다.
최근에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빙하 붕괴와 빙하호수 범람 같은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말 네팔과 중국 접경 산악지역에서는 빙하 붕괴로 인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유엔 관계자는 히말라야의 빙하 홍수 위험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이 길은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8. 한눈에 보는 에베레스트 3대 고개
| 콩마 라 | 약 5,535m | 가장 높은 고도와 거친 지형 |
| 촐라 | 약 5,420m | 얼음·빙하지형, 기술적 난이도 |
| 렌조 라 | 약 5,360m | 강풍과 누적 피로 |
| 칼라 파타르 | 약 5,644m | 에베레스트 조망 명소 |
세 고개를 모두 넘는 코스는 일반적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보다 훨씬 힘들며, 최근 가이드 자료들은 대체로 18~21일 정도의 일정과 충분한 고소 적응을 전제로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네팔 에베레스트의 위험한 고갯길은 단순히 ‘무서운 산길’이 아닙니다.
그곳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장소입니다.
5,000m가 넘는 고개에서 거대한 히말라야를 바라보면,
평소에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돈과 명예, 경쟁과 욕심이 순간적으로 아주 작게 느껴집니다.
남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내가 지금 이 길을 무사히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산을 내려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한 걸음 더 내디뎠다는 것이 진짜 여행이었다는 것을